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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시간의 공존

春(춘)봄



차갑고 시린 겨울이 지날 때 쯤이면
겨우내 켜켜이 쌓였던 눈이 따뜻한 봄 햇살에 녹을 때 쯤이면
아릿하게 떠오르는 잔상들 까지 모두 다
잊을 수 있을 줄 알았지, 괜찮아질 줄 알았지,
그렇게도 더디게 흐르던 시간이 지워줄 줄 알았지,

눈처럼 공중을 나리는 꽃잎들과
자잘한 잎새로 쏟아지는 햇살은 더없이 맑은 봄인데
아직 마음에는 봄이 오지 않은 모양이지,
조금도 담담해질 수 없는걸 보면..



春(춘)봄
spring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