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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w. 인간관계에서 오해가 제일 무섭다. 각자 다른 환경에서 다른 교육을 받으며 다른 방식으로 자라왔는데 모두가 자신과 같기를 바라는건 너무나 큰 착각이고 부질 없는 기대이다. 더 위험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도 똑같이 하라 종용할 때이다. 쟤는 왜 저래, 가 아니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라고 서로의 다른 입장과 사고방식을 이해해주는. 혹은 그냥 그 사람 그대로 받아주는게 우리는 이다지도 힘들다. 왜? 라고 묻기 시작해봐야 답도 나지 않을 끝도 없는 질문들을 하며 왜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애꿎은 사람을 상대로 되려 화를 내는가. 하긴. 이런말 하기 전에 나부터 잘하자. 금자언니가 그랬잖아, 너나 잘하시라고. - 항상 만나거나 전화로든, 우연찮게 마주쳤든.. 얘기하고나면 즐겁고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
life. 인생이 참 덧없다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면 할 수록 꿈과 현실과의 갭은 점점 더 넓어져만 갈 뿐이고 나아지려고 걸어가다가 뛰어가면 어느 순간 스스로에게 또 주변에게 큰 상처를 낼 뿐이다 적당히, 라는 선은 사람마다 다를테니.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 - 멀리멀리 여행 가버리고 싶다 좋은 사람 하나, 혹은 둘만 딱 있으면 좋을텐데 막상 같이갈 사람 없나? 떠올리니 아무도 떠오르지 않는다 얘는 이래서 바쁘고 쟤는 저래서 바쁘고 얘는 이거 좋아하니까 쟤는 저거 좋아하니까.. 등등 혼자서라도 가야겠다, 멀리, 여행. 생각 좀 해보자. - 외롭다 문득. 이런저런 얘기 소소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는데 막상 내 옆을 보니 아무도 없었다 상대적 박탈감도, 일말의 부러움도 아닌 나 스스로의 절대적 필요, 혹..
... 오늘 마음 상태는 2번. 메마르고 앙상해져간다. 기운없어..
saturday 무척이나 화창한 날씨의 토요일이었다 바람은 꽤나 쌀쌀해서, 별 생각 없이 나갔다가 저녁 때는 추워서 조금 고생하고.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새벽 여섯시에 일어나서부터 못다한 자료들 정리도 하고 책도 읽고 컴터도 하다가 아침 먹고는 이것저것 챙겨서 나왔다. 자꾸 우울해지려고 해서. 한참을 걷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운타운을 정처없이 헤맸다. 같은 길을 세 번이나 돌면서 보고싶었던 사람들에게 전화도 하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요즘 분양 중인 콘도 세일즈 센터에 가서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자료도 받고, 내가 예전에 일했었던 갤러리에 가서 오너님하고도 한참 수다도 떨고, 인디고에 들러 책도 보고, 오가닉샵 푸사테리에 가서 혼자 점심 겸 저녁도 먹고. 오랜만에 미팅 갔다가 회의 다 마치고 우리 팀원..
누가 이 계절을 아름답다했나. 봄 밖은 화창하고 햇빛도 좋고 하늘도 맑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들 그래서 그런가 온통 뿌옇게 흐려진 내 자신이 더더욱이나 까맣고 별 볼 일 없어 보인다 한없이 하찮은, 먼지보다도 더 작은 존재 같이 느껴진다 나라는 존재를 없애버리고 싶을 만큼. 순간 홀연히 사라져버리고 싶을 만큼. 이토록 공허하고 어두워져버린 마음이 순식간에 내동댕이쳐져 제멋대로 얽히고 섥힌 뼈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때 마다 숨을 못 쉴 정도로 외로워지고 쉬지않고 그 뾰족하고 날카로운 것들에 베인다 가장 깊고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 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래저래 잔인한 계절이다 날씨가 좋아도 지랄, 나빠도 지랄. 아니 계절이 그런게 아니라 우리가 지랄 같은거지. 인간이라는 존재가. 아아. 우울하고 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