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입주하는 새 콘도 서류들을 검토하면서 '독립하고싶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 냉장고 안에는 페리에/에비앙/코카콜라/모스카토다스티나 잔뜩 들어있을거고
아몬드 우유나 두유, 요거트, 구다와 그뤼예르로 치즈 컬렉션을 차리게 되겠지만..
키친은 스테인리스 스틸 가전제품들. 미니 와인 냉장고도 놓고싶다
백스플래쉬는 지하철 타일 절대 안되고 투톤 모자이크 스타일로.
카운터탑은 그라나잇, 짙은 톤이었으면 좋겠다 (좁은 집에도 멋있더라)
옛날 같으면 젠이나 데스틸 컨셉 등으로 마음대로 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염원이었던 방 전체를 시크한 보라색(!) 으로 몽땅 칠하고
신비스럽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위해 비즈로 만든 발이며 샹들리에(!!!) 까지 난리를 부렸을 수도..
하지만 그러기엔 집 값이 왔다 갔다 하는 위험 요소들을 너무 잘 알아버렸다...-_-
하드우드 기스날 것을 염려해 강아지나 고양이도 안키우는데..
(솔직히 책임감이나 매순간 돌봐주고 예쁘게 키우는거 자신 없다는 이유도 있고;;)
어렸을 때 뉴질랜드에서 잠시 머물렀던 곳이 부분 복층구조로 되어있어
위에 올라가면 베드룸과 화장대, 작은 옷걸이 정도만 있었는데 그게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나중에 꼭 저런 집 사야지. 라면서..
대학 다닐 때는 뭣도 모르면서 내내 높은 천장 + 통유리창이 있는 로프트 타령을 했고..
이게 다 미국 드라마나 영화들의 폐해다.
그러니까 왜 영화에 나오는 Young Professional 들은 엄청 잘 생기거나 예쁘고,
혼자 살고, (얼마를 버는진 도대체 모르겠지만) 좋은 위치에 있는 집에,
세련되고 멋드러지게 꾸며진 실내에, 입 떡 벌어지는 옷장 따위를 가진건지!
아, 맞다..... 좋은 차도 추가.
디자인도 트렌드가 있듯이 취향이나 관심사도 늘 바뀌어 버려서
좀 더 지나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은 위에 있는 사진들 같은 스타일이 좋다
모던하고 미니멀한. 주조는 블랙/그레이/페일아몬드/다크초콜렛 가구.
그리고 액센트 컬러로 화이트, 레드/오렌지나 아쿠아/민트 정도만 있는.
전체 화이트가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었는데 전체가 다 흰색이면 너무 없어보여서..
생각 같아서는 프릿츠 한센의 에그소파라도 놓고 싶은 마음이지만
행여 망가질까 노심초사 집에 들어와 편안한 마음으로
소파에 푹 파뭍혀 책 보면서 마구마구 부비작 거릴 수나 있겠나 싶다..
독립하면 하고 싶은 것 중에 하나는 일 끝나고 집에 친구들 불러서
직접 요리해서 같이 저녁식사 하고 와인 한 잔 마시며 빈 벽에 빔프로젝터 쏴서 영화 보고
소소한 얘기들도 하고.. 그런 날들을 자주 만들고 싶으니. 역시, 에그소파 빠이다 ㅎㅎ
좋은 것들만 보니 점점 눈만 높아져서..;;
현실과 타협할 수 없는 취향이나 안목만 생기면 안되는데-
그래도 행복하다. 예쁜 집, 인테리어 보면서 꿈꾸는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