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반지 한 쌍을 샀다. 하나는 내가, 그리고 또 하나는 내 동생에게 선물하려고. 피아노를 치는 동생이라 그렇게 네일아트를 좋아해도 손톱도 기르지 못하고 손에 착용하는 어떠한 종류의 액세서리도 금물이라 안끼고 다닐 가능성이 더 높지만 내가 워낙 어렸을 때 부터 아끼는 사람이랑 뭔가 꼭 똑같이 생긴걸 하나씩 나눠갖고 항상 가지고 다니고 이런걸 좀 좋아하는 유치한 습성을 못버리는 부류의 인간인지라 (ㅋ) 동생의 동의 없이 일단 두 개를 주문했다. 선물했는데 마음에 안들거나 손에 하는게 싫으면 목걸이로 하라지, 하며; 이 은반지는 특이하게도 심플한 표면에 내가 원하는 문구를 적어넣어서 완성시키는 디자인이라 더욱 마음에 들었다. 내 삶의 모토이자 좋아하는 글귀인 KEEP THE FAITH AND DREAM ALIVE 를 적었다. 문법적으론 DREAMS 가 더 맞지만 - 꿈을 하나만 꾸나? - 전체적인 밸런스와 문구를 읽었을 때의 운율, 디자인적인 문자 간격을 맞추기 위해서 과감히 생략했다. 손가락에 끼고 정면에서보면 FAITH AND DREAM 만 보이도록. 반지 안쪽에는 우리의 성 (Last name) 을 영문으로 각인했다. 사실은 순금으로 된 아주 섬세한 디테일의 작은 십자가 펜던트에 촘촘하고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의 체인으로 된 목걸이로 맞추고 싶었다. 물에 들어가도 문제 없고 매일 하고 있어도 전혀 질리지 않는 그런 아주 클래식하지만 멋스러운 모양과 느낌으로. 그런데 몇 군데 들러본 금은방이나 종로의 수많은 귀금속 상가들도 금이 진짜 금값이라 생각보다 너무나 비쌌다. 내가 원하는 디자인도 잘 없었고. 성격 자체가 꼼꼼하지도 않는데 이미 나를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아주 사소한 것에서 그냥을 못넘어가서 문제. 이러다 쥬얼리 디자인까지 배울 기세다. 마음에 안드는 디자인의 액세서리는 하고 싶지 않다고. 꽤 내 마음에 드는 은반지 사고 볼 때 마다 기분 좋아진 나. 선물을 받는 동생도 좋아해줬으면 좋겠다♥
빛과 시간의 공존
FAITH AND DREAM
KEEP THE FAITH AND DREAM ALIVE photographed by rin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