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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done.


어제 드디어 시험을 봤다
세 시간이라는 긴긴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더라
어찌나 떨리던지. 시작하기 전에 심장이 쿵쾅대서 괴로웠다 -_-

여러가지 조항들에 동의하는 의미로다가 그 조항 적힌 글들 옆에 있는
작은 박스에 이니셜을 해야되는데 SH 두 자 적는 것도 떨면서 쓰고 ㅎㅎ
(이름 이니셜만 쓰면 YJ 가 되어야 되지만 적을 때 후딱후딱 빨리 잘 이어지지 않는 두 글자라서
라스트 네임에서 첫번째 두 글자로 이니셜을 하고 있다.. 써놓으면 더 괜찮아 보이기도 하고)
밑에 또 동의서를 직접 적고 마지막에 사인을 해야되는데 어찌나 후들거렸는지
글씨를 몇 번이나 틀리고 단어 빼먹고 그랬다. 왜 그렇게 떨었지? 참나..

정작 시작하니 침착해졌다. 37페이지나 되는 시험문제들을 훑어보고 시작했는데
10명 중에 8명은 세 시간 안에 다 못끝낸다고 최대한 빨리빨리 쓰라고 했던게 생각나서
글씨 쓰기에 가속도를 붙였더니 나중에는 진짜 오른손이 마비될 지경이 되었다.. 엘보 오겠네.

Pilot 에서 나온 Erasable Pen. 정말이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_-
한 자루에 3불 75나 하는 지울 수 있는 펜인데 아트센터 커리스에서 미리 사두었다.
그거 없었으면 어쩔뻔 했는지.. 수도 없이 지웠다 쓰고 지웠다 쓰고 종이가 너덜너덜해질 때 까지
쓴거 지우고 또 쓰고 말 안맞다 싶으면 가차없이 또 지우고 새로 쓰고를 반복했다

한 12 페이지 쯤 풀었나? 한 시간 반이 지나갔단 얘기가 들렸다
남은 반 시간 동안 다 풀어야 되는데..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아침도 점심도 든든히 먹었건만 머리도 띵하고 뇌에 산소가 부족한 느낌이 너무 느껴지고
외워갔던 법률 조항들이 하나씩 하나씩 사라져가고 있었다 ㅠㅠ 젠장

다행히도 답을 다 쓰고. 세 시간 안에 모든 페이지를 끝내고 빠진 것 없나
검토까지 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30초;; 가 남아있어서 천만다행이었다.
Exam Pack 에 넣고, 테이프 떼어내고 단단히 seal 하고 내고 나오는데..
뭐라고 썼는지 어떤 문제가 나왔는지 전혀 모르겠고 그저 머리만 멍- 하더라 ㅎㅎ
머릿속이 그냥 백지가 되어가지고서는. ㅋㅋ

이거 공부하면서 또 지난번 2차 시험 때 처럼
'내가 이 반에서 제일 공부 못하는구나, 제일 뒤쳐지고, 완전 바보네..' 이런 생각 많이 했었는데. -_-

같은 반에 있었던 생긴건 너무 깔끔하게 잘 생기고 - 얼핏 얼굴 더 갸름한 권상우 -
권상우는 별로지만 잘생긴건 사실이니..;; - 옷도 진짜 센스있게 입는 한국 남자애는
매일 매일 수업도 거의 2시간 가량 늦게 오면서 - 아마 늦게까지 잠 자느라고 -
다른 사람들은 피곤에 쩔어 오는데 푹 자고 뽀송하게 와서 지 할 거 다 하고, 공부한 내용 다 알고 있고..
한국 사람인거 같아서 말 시켜봤더니 한국말은 잘 못하더라.
(한국인 2세들은 그네들 만의 특이한 목소리랑 발음? 이랄까.. 뭐 이런게 있는 것 같다 매번 느끼는거지만)
간단하게 묻는 말에 대답만 딱딱 할 뿐, 사람들 하고 얘기도 잘 안하고.
마치 뭐랄까, 니들하고는 별로 말 안해도 나는 내꺼 잘 하고 있다, 말 할 필요 없다 이런 포스?

어제 시험 보기 전에만 아침 일찍 와서 공부 좀 하고 있다가
시험 볼 때도 내 앞에 앉아있었는데 미리 답 다 써놓고 화장실 까지 다녀오고 일찍 내고 가더라.
아.. 진짜 이런 말 하면 안되는데 완전 재수없어 ㅋㅋ
항상 그런애들 있지않나? 공부 더럽게 안하는데 잘하고,
숙제 있는지 몰랐다고, 아니면 안했다고 숙제 보여달라고 해서 보여줬는데
정작 보여준 나보다 점수 잘 받는 것들.. -_- 뷁.

1.5 세라서 서럽다 -_-
영어 잘 해서 좋겠다 -_- (난 왜 열폭쩔인지 ㅋㅋ)
그럴 때 마다 하는 말이라곤 '쟤들은 한국말 못하잖아' 라고 위안삼지만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아. -_-




어쨌든.
시험 끝난 기념으로 정크푸드의 원조, 맥도날드를 드링킹. -_-
맥치킨 밀을 꿀꺽꿀꺽 마시고 맥너겟도 한 입에 한 개씩 먹어줬다;
YTV (캐나다 만화채널;;) 에서 하고 있었던 The Fairy Odd Parents 보면서.. [바로 이거]
옆에 유태인 아이들이 우루루 와서 버거 먹으면서 정줄놓. 하고 있고 - 쥬위시 많은 동네라서
나도 이거 보면서 애들이랑 같이 헤벌레~ 정신줄 놓고 그랬다 ㅎㅎ
만화채널에서 하는 것들 중에 가끔 보면 이거랑 스펀지밥이 젤 좋앙.. 파인애플 집도 탐나.


어제부터 오늘 아침까지 쭈-욱 자고 일어났더니 12시간이 후딱 지나갔고 아하하..


제발 3차 합격기원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