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이 정말 다 가버렸다
새삼스럽게 그 사실이 너무 와닿아서 놀랐다
몇 일 전부터 정리를 해야지, 연말 결산 해야지, 랍시고
고딩 때 열심히 쓰던 옅은 파랑색의 라인 페이퍼를 잔뜩 꺼내두고
2009년 1월.. 까지만 쓰고 멈췄다
이상하게 생각나는게 하나도 없는거지, 이럴 수가 있나.
그 때는 잉여처럼 살았던 것도 아니였는데
머릿속이 백짓장이 되어버리고 공황상태가 되어버렸다
아.. 뭐했더라. 뭐했더라...?
분명히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서 공부도 미친듯이 했고
자격증 시험도 세 개 다 합격해서 일도 열심히 하고
새벽에 나가서 하루종일 일하고 새벽에 들어오는 삶을 살았는데
정말 바쁘게 열심히 열심히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생각이 안나는걸 보면 내가 엄청 심각한 조기 치매라거나 ㅋ
일 년 동안 기억에 남을 만큼 멋진 일을 한게 없다는 소리도 되어서
상심하고 좌절하고 내 시간과 삶에 실망해버렸다
최선을 다해봐야겠다, 연말결산.
올해는 꼭 하고 넘어가야 될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라는게. 이럴 때 실감난다
더 이상 아 나에게 왜 이렇게 선택권이 많은거야, 그냥 다 뒷전으로 하고
무책임 하게 살아도 어떻게든 살아지지 않을까, 란 안일함은 버려야 된다고.
아 정말.
빨리 크고 싶었는데..
어른이 된다는건 여러 의미에서 별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