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만난 친구 J양과
둘이서 몇 시간에 걸쳐 수다를 끊임 없이 떨었다.
얘기하고 나누면서 느낀건 다들 말을 안했다 뿐이지
역시나 사람인지라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은 다 비슷하다는거..
작은 부분들이었지만 나와 공감하는 바가 많다는 것이 고맙고 좋았다.
좀 더 자주 만나고 많이 얘기하고 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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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였나? 공항에서 체크인을 기다리는데
옆 줄에 선 어떤 아기의 가족이 눈에 들어왔다.
일본인 가족인 것 같은데 엄마는 아이 돌보느라,
아빠는 짐 챙기고 가족 수대로 체크인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이는 기껏해야 세 살 쯤 되었을까, 막 신나게 걸을 나이라서 그런지
잠시만 눈을 딴데로 두고 있으면 눈깜짝할 새에 체크인 카운터 뒤로 숨어버리고
사람들 다리틈을 비집고 꽤나 멀리 도망가버리고..
아이 엄마가 또 정신 없이 따라 나서서 잡으려고 하면
자신을 쫒아온 엄마를 보고 재미있는 놀이인 마냥 꺄르르 웃었다
와 우 -_-
애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정말 보기만 해도 정신 사납고(;;;) 오마이갓 오마이갓...
제발 좀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 저러다 넘어지거나 어디 낑겨서 다치거나 그럼 어쩌지
뭐 이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는 가운데 문득 보이는 아이 엄마의 짐.
3-fold 로 되어있어서 단추들을 열면 엄청 넓어지고 다시 닫으면 얇아지는 가방인데
내용물들이 하도 많아서 엄청 넓어진 채로 긴 손잡이로 겨우 가지고 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첫번째 칸에는 각종 기저귀며 아기 이불, 수건 등이 들어있고
가운데에는 이유식 병, 물병, 젖병, 아기 간식, 과자봉지들이 마구마구 들어있고
맨 마지막 칸에는 아기 장난감과 책, 물티슈랑 각종 잡다구리 한 것들이 들어있었다
내가 그 가족의 모습을 보고 놀라서.
와.. 결혼하고 애 낳고 살림하고 일하고 돈까지 버는거 정말 대단한 일이네...
감히 육아는 꿈도 못꾸겠어!!! 라고 한 마디 덧붙이니 옆에 계시던 엄마가 그러신다
원래 아기 있으면 다 저런거야..
저렇게 정신 없고 힘드는데도 힘든줄도 모르고 행복한거야.
하나님이 참 대단하시지..?
저 때는 아기 키울 수 있는 힘을 생기게 해주시니까..
엄마 얘기를 들으면서 새삼 '엄마' 라는 직업의 대단함을 느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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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