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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obsessed thoughts

01
얼마전에 어디서 읽었던 것인데
도저히 기억이 안나서.

어쨌든 내용은 이런거였다.

자기 혐오, 자기 비하, 자기 연민..
이런 모든 것들이 말하자면 '변태적' 으로 바뀌어진,
어느 구석인가 잘못된 방향으로 변형된 자기애, 같은 것이라고.

조금 충격이었다.
이것 밖에 되지 않아.. 난 왜 이럴까..
그런 말을 늘 달고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쩌다 가끔 손 하나 까딱 하는 것도 마음대로 되지않을만큼
무기력하고 우울해지는 이유는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스로에 대한 높은 이상향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현실의 나,
자신이 알고 있는 부족한 자신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그런 고민을 얘기해올 때도
그저 현실이 마음을 너무 무겁게 눌러오고, 자존감이 없어서 그런거니까,
조금 벗어나서, 건강한 자아상을 되찾으면 금방 나아질꺼야, 하고 대답하곤 했다.

누가 누굴 격려하는건지 말이지.
되도 않는 얘기들만 늘어놓은건지.

조금만 네 자신을 덜 사랑하고, 남도 좀 더 사랑해봐.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좀 가져봐.
스스로를 향해 불편하게 표현되는 사랑을 가지느니
좋은 쪽으로 남을 향해 표현하는 편이 훨씬 나으니까.


라고 하는게 맞는, 그리고 나은 일인지.

이러나 저러나,
격려 차원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02
설거지 할 때
자꾸 흘러내려서 물에 젖는 소매 끝
싫어 싫어.


03
그렇다고 쫄쫄한 긴 소매 옷도
그래서 팔을 걷어 붙이면 피가 안통할 것 같은 타이트함도
싫어 싫어.


04
뭔가 앞치마에 소매 흐르지 않게 하는 장치가 되어있으면 입을까?
과연 편리할까? 만약 만들게 된다면 어떤 모양이 될까?

뭐, 난 앞치마도 안 입고 설거지도 그냥 맨손으로 하는 사람이지만.


05
설거지를 하다가 흥얼거리게 되던 멜로디가 임재범의 '고해' 였다
그리고 곧 든 생각,
노래방에 갔을 때 남자가 부를 노래로 최악, 그리고 죄악 이다. 라고.

임재범씨가 직접 불러주시면 모를까,
그 까끌하면서도 허스키한, 깊은 울림을 가지고
사람의 혼을 확 끌어당기는 음색의 소유자가 불러주신다면 모를까,
어설프게 장난처럼 올라가지도 않는 목소리를 가지고

흐어어어어~라아캐에~주쎼여ㅓ어어어ㅓ엉어어ㅓㅓ

젠장.. 그야말로 부담 백배에 최악이고 죄악이다.
아무리 멋있는 남자가 혹은 좋아하던 사람이 불러준다고 그래도
아 뭐야 밥맛 떨어져, 짜증나. 라고 할 것 같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한 번도 직접 들은 적 없다 허허-_-

아, 아니 한 번 들은 적 있었는데
그 친구는 거의 임재범 저리가라 할 정도로 노래를 잘하는 남자애였다
그 전 까지는 그 친구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했고
인상도 성격도 행동도 좀 무서웠는데 노래 실력 하나만큼은 인정했다.
(뭔가, 홀딱 반한게 아니라서 미안하네, 아니, 그 쪽에서도 감사할 일인가 ㅋㅋ)


06
노래방, 해서 말인데
나는 노래방 가면 처음부터 거의 끝까지 남자 노래만 줄창 부르다 나온다
이유인 즉슨, 노래방 가면 목으로 아주 높은 고음까지 완벽하게 처리되어야하는데
워낙에 목소리 자체도 저음일 뿐더러 고음으로 올려도
목으로 부르는건 보컬 배울 때도 절대 안된다고 혼나가면서 바꾼 이후로
아예 나오질 않는다. 목으로는 고음 불가-_-

언제 친구들이랑 노래방에 가서 남자노래만 불렀더니
그거 가지고도 꼬투리 잡길래..

글쎄, 또 다른 이유를 대자면,
보통 여자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에 알러지가 있다.

뭐 네가 아니면 내 인생은 안되겠다는 둥,
너 밖에 없다는 둥, 나만 바라보라는 둥,
사랑이 전부인 나는 여자라니까 라는 둥,
예쁘게 화장하고 옷도 입었는데 네가 헤어지자고 해서
우주 최고 못난이가 된 것 같다는 둥..

들으면 바로 알러지 돋잖아. 토할거 같아. 가사를 보라고.
원래 여자들은 항상 수동적이어야되고사랑 밖에 없어야되고
남자 없으면 아무 것도 못해야되고, 그런건지..

그렇다고 막 대놓고 들이대시면서
십 분 줄텡게 내를 가져보셈. 이라거나
오늘 밤을 테이킷. 할텡게 안아봐 흔들어봐..


듣기만 해도 민망하지 않나.
좀 가사 다운 가사를 쓰라고.

차라리 ㅅㅂ아 집어치워라, 닥쳐라, 까라, 저리 꺼져라,
뭐 그러는 남자노래가,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이미지는 안좋아도 (아예 안하면 된다)
스트레스도 풀리고 건강한 자아상 찾기. 에는 편한거 아닌가?

누구한테 점수 딸려고, 있으면 몰라도,
예쁜 척 있는대로 다 하면서 기껏 분위기 띄워놓으면
저런 여자 발라드 불러서 축축 쳐지게, 무드 죽이는 것 보다는 나아.


07
싫은 것들만 계속 생각하고 싫다고 하면
또 그런 일들만 계속 일어나고 그런다던데,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