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달 동안 바쁘게 지냈다.
새로운 일에 적응하느라 아침 여덟시 부터 때로는 밤 열 두 시 까지
여기저기 따라다니고 배우고 직접 뛰면서 참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몸은 피곤하지만 그래도 뭔가 열심히 산 것 같아 뿌듯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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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게 살고 싶은데 자꾸 신경쓰이게 하는 존재들이 몇 있다.
그럴 때 일 수록 생각한다. 쟤는 나랑 다른 길을 가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니까
아무리 저렇게 해도 나는 상관 없는거다, 나는 내 할 일에 더 집중해서 열심히 하자, 라고.
이런 일이 번복되면 될 수록 나는 사람이 귀찮아진다.
아끼고 사랑해주고 보듬어주는 대상이 되는 것 대신에 등을 돌려버리게 된다.
난 그럴 때 보면 참 무책임한 것도 같다. 자꾸 피하고 싶고, 마주치는 것 조차 껄끄러워지고..
가족을 부양해야하는 책임을 떠맡는 남자, 가장이 아닌게 다행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꼭 다른 사람들을 씹는 얘기를 해야만 친해지는 그런 여자들의 인간관계에 물린다.
그런 자리에 있는 것도 좀 짜증스럽고 귀를 막고 도망가고 싶어질 때도 있다.
좀 더 좋은 쪽으로 그 에너지를 쓰는게 좋지 않을까 진심으로 바라지만
뭐, 어쩌겠나. 그들이 그렇게라도 해서 스트레스를 풀겠다는데.
(그리고 일단 같이 있는 자체로 나는 이미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그 모든 욕에.)
나도 전혀 그런 말을 안하냐면 딱히 그것도 아니고, 뭐.
이래저래 쌤쌤인거지, 씁쓸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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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친구가 지난 주말에 드디어 결혼했다.
그리고 페이스북이나 싸이로 연결되어 있는 많은 다른 친구들의 친구도
하나 둘 씩 결혼하는 나이가 되었다. 새삼스럽지만 세월 참 빠르군.
우리는 아직도 우리가 고딩같은 느낌이라 결혼 따위 절대로 안할줄 알았는데.
현실이 가끔은 더 비현실 처럼 다가온다.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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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같게도 앞으로 5년후, 10년후에 내 곁에는 누가 있을까 궁금해졌다.
어떤 사람들과 만남을 유지하며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고 있을지.
그러려면 지금부터 좋은 결정을 해서 열심히 살아야 또 좋은 결과가 있을텐데
이런 생각 하다보면 또 나의 '도피+귀찮음+무책임' 모드가 발동이 되는 것 같다.
이제까지 내가 해왔던 잘못된 선택들로 그렇게 속상해하고
스스로를 다그치고 용서 못하고 미워했으면서, 바뀌려는 생각을 도통 안한다.
그런게 싫은데도 계속 그렇다. 왜? 바뀌는건 귀찮고 뭔가 행동으로 옮기는건,
게다가 그걸 장기적으로 하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
정신을 차려야 되는걸 알면서도.
(속고 또 속고 또, 당하고 또 당해도..)
다시 또 이러고 있다-_-
..여기저기 2pm 뽜순의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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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예뻐지고 날씬해지고 건강하면 좋겠고
겸손하고 사랑이 많고 잘 웃고 감사할줄 아는 사람,
진짜 인간성 좋은 '인간' 이 되었으면 좋겠고
좋은 사람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면서 부족함 없이 잘 살면 좋겠고
우리 부모님, 그리고 4-5년 후? 결혼을 하게 된다면 미래의 시부모님 잘 챙겨드리고
서로 축복하면서 사랑하면서 오래오래 건강히 사셨음 좋겠고
빨리 내가 잘 되어서 동생 공부하는 것도 척척 대줄 수 있는 능력 있는 언니였음 좋겠고
주변 친구들과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돕고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고..
..
바라는건 참 많다.
그러니까, 이런걸 생각하면 더 열심히 살아야 되는데
참 자기 제어가 안되는 것 같다.
이런 의지 박약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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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요새 날씨 미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