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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오랜만에.


여기 들려본다

누군가, 내가 모르는 그 어느 누군가가
모두 뻥 뚫린 이 곳에 와서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확인한다는 것이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갑자기 무서웠던 이유도 있고, 티스토리는 공개형이라 서로이웃공개만 할 수 없다는 점도 그렇고.

그간 무척이나 꺼려졌다
글을 올리는 것도, 무엇인가 끄적이는 것도,
나의 흔적을 남기는 것도.

워낙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많이 오던 말던 관계 없이 나는 내 공간이 온라인에 있었고
내가 생각하고 느꼈던 것을 줄줄히 적는걸 편하게 여겼던지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뒤죽박죽 절제 없이 섞여들어가는 공간이 무척 불편했다

언젠가 다같이 모인 자리에서 온라인에 올린 글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는데
그 중 어느 누군가가 내가 쓴 글을 가지고 못 알아듣겠다는둥 시덥잖은듯 낄낄댔다
별 건 아닌데 (이해 못하면 읽는 사람이 문제이지 쓴 사람 잘못은 아니니까 말이다)
마음 속 어느 부분인가가 탁, 틀려져버리는 느낌이어서 한동안 싸이에 글을 적는 것도 싫었다

한글을 배우세요, 그 나이 먹고도 어감도, 단어도 못 알아 들은 네가 잘못인거지.
무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느낌은 들었다
생활에서 맨날 쓰는 단어만 쓸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싸이에. ㅋㅋ ㅎㅎ 으로만 쪼갤 수도 없고.
개인 적인 일기라면 모르지만 '오롯이' 가 도대체 무슨 뜻인지 못 알아들어서 글을 이해할 수 없겠다는데
그런 스물 다섯살들이랑 무슨 얘기를 하겠냐구. 인터넷이 좋은 이유는 검색을 할 수 있어서란다..
'발품을 판다' 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는데 말 다 했다;;
답답하고 짜증난다고 선뜻 일촌을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ㅎㅎ

뭐 어찌되었건 나는 원래 나의 패턴으로 슬슬 돌아오고 있다
걱정했었던 11월이 무사히 잘 지나갔다 별 일 없이
항상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다 11월을 넘기면 그제서야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된 것이 언제부터 였더라..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

진짜 겨울이다 진짜 겨울.
오늘 아침에 일어나 블라인드를 걷었더니
창 밖이 온통 하얗다, 예쁘다, 좋다.

추운건 싫은데 눈 온 풍경을 보는건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