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이나 화창한 날씨의 토요일이었다
바람은 꽤나 쌀쌀해서, 별 생각 없이 나갔다가
저녁 때는 추워서 조금 고생하고.
시차 적응이 되지 않아 새벽 여섯시에 일어나서부터
못다한 자료들 정리도 하고 책도 읽고 컴터도 하다가
아침 먹고는 이것저것 챙겨서 나왔다. 자꾸 우울해지려고 해서.
한참을 걷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다운타운을 정처없이 헤맸다.
같은 길을 세 번이나 돌면서 보고싶었던 사람들에게 전화도 하고, 사람들 구경도 하고,
요즘 분양 중인 콘도 세일즈 센터에 가서 이것저것 묻기도 하고, 자료도 받고,
내가 예전에 일했었던 갤러리에 가서 오너님하고도 한참 수다도 떨고,
인디고에 들러 책도 보고, 오가닉샵 푸사테리에 가서 혼자 점심 겸 저녁도 먹고.
오랜만에 미팅 갔다가 회의 다 마치고 우리 팀원들 모두
오빠네 가게에 가서 뜨거운 물에 일본소주를 조금 섞어 마시면서 저녁을 함께 먹었다.
진짜 계속 계속 계속 먹었다. 가벼운 안주거리들 부터 오꼬노미야끼, 우동까지 맛있게 먹었다
나 답지 않게 오빠들 얘기하는 틈 사이에 껴서 저녁 내내 중얼중얼 많이도 떠들었다.
우울했었는데. 좀 덜 우울해졌나..
일단 바깥에 앉아 있었더니 너무 추웠던 것 밖에;;
집에 오니까 열 두 시.
자야지.
피곤하다.